대용 손 선풍기에 대한 전자파를 측정하는 환경보건시민센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휴대용 선풍기에서 발암 위험 기준치의 최대 322.3배에 달하는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대용 목 선풍기·손 선풍기 전자파 문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센터는 시중에 판매되는 목 선풍기 4종과 손 선풍기 6종의 전자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자파가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전자파 세기로 알려진 4mG(밀리가우스, 전자파 단위)의 최소 7.4배에서 최대 322.3배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전자파를 2B군 발암 물질로 분류하면서 4mG를 기준으로 삼은 바 있다.
2B군 발암 물질 분류는 인체에 발암성이라는 제한된 증거가 발견됐고,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부족한 경우에 해당한다. 암 위험과의 인과 관계는 분명하지 않지만 암 발생 가능성이 있는 그룹으로 분류한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질병은 백혈병, 뇌암, 유방암, 알츠하이머병, 생식독성 등 매우 많다. 이외에도 두통, 수면 장해, 집중력 저하, 우울증 등 다양한 잠재적 건강 영향 위험들이 보고되고 있다.
센터 측은 "목 선풍기는 거리두기를 하지 못하는 구조이고 양쪽에서 전자파를 내뿜어 손 선풍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 "손 선풍기는 사용 시 최소 25cm이상 안전거리 둬야한다"며 "특히, 어린이, 청소년은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종의 목 선풍기에서는 최소 약 30.38mG에서 최대 약 421.20mG의 전자파가 발생했고, 평균적으로는 188.77mG에 달하는 전자파가 측정됐다.
평균인 188.77mG는 주변에 전자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때의 값인 0.3mG의 629배 수준이다. 또, 188.77mG는 WHO의 2B군 발암물질 기준인 4mG의 47배이다.
6종의 손 선풍기에서는 평균 464.44mG, 최소 29.54~최대 1289mG의 수치의 전자파가 발생했다. WHO 기준인 4mG의 322.3배이다.
센터는 "손 선풍기는 무더위를 식혀 주는 창의적인 제품이지만 건강 위험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전자파 인증에서도 건강위험 측면을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여름이 지나가면서 손 선풍기의 전자파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지만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전기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겨울이 오고 있다"며 "전자파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센터의 이날 발표에 대해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손 선풍기, 2021년 목 선풍기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인체보호기준인 833mG 수준을 충족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센터는 "높은 극저주파 자기장이 발생하는 손 선풍기를 여름 내내 하루 몇 시간씩 아이들이나 임산부가 써도 괜찮은가"라고 반문하며, 정부가 단기간 전자파 노출 기준을 833mG로만 적용하고 있는데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노출 기준인 4mG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센터의 이번 조사에 사용된 제품에 대해 국민들의 전자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동일한 모델을 대상으로 정부 차원에서 검증을 추진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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